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성장하는 소리

고삐풀린 망아지같은 수다스러움

by 사는소리함 2025. 5. 27.

구름과 갈대

 

고삐 풀린 수다

 

가끔, 내 입에서 멈추지 않고 쏟아져 나오는 수다를 마주할 때가 있다.

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내 통제 밖에서 뛰어다니는 이 말들은,

잠시 후면 어김없이 씁쓸함을 남긴다.

 

내 민망한 수다를 묵묵히 들어준 친구가

고맙기도 하고, 부끄럽기도하다,  

 

‘왜 그랬을까’라는 자책이 따라오고,

내 모습이 어색하게 느껴진다.

 

이럴 때면 문득, 내 몸 어딘가에 숨어 있는

‘의식의 바이러스’라도 활동하는 건 아닐까 싶다.

 

로봇처럼 내가 명령하지도 않았는데, 자동으로 작동되는 기분.

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,

나이 들수록 나타나는 이 반복적인 습관들이 썩 유쾌하진 않다.

 

외면하고 싶지 않은 ‘늙음’

 

‘나이 들어서 그래’라고 무심코 넘기기엔, 뭔가 꺼림칙하다.

그래서 일부러라도 글로 적어본다.

이것이 스스로를 놓치지 않으려는 작은 의지다.

 

노인성 증상이 내 현실로 다가오는 지금,

더욱 정신을 차리고 깨어있으려는 노력이

어쩌면 그 흐름을 더디게 해 줄지도 모른다.

 

수다의 본질은 억눌림과 허용

수다가 폭발할 때는, 억눌렸던 에너지가 풀리는 느낌이다.

그리고 그 이면에는, 내 이야기를 편하게 들어줄 ‘사람’이 있어서다.

하지만 그 만남 속에서 나를 감추고 포장하려는 내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다.

제대로 발산되지 못한 내 감정들이 꿈틀대는 느낌이다.

 

결국은 균형의 문제다. 창조와 소비, 휴식과 활동,

이 모든 것이 적절해야 하는데, 그게 잘 되지 않는다.

 

순간순간 닥쳐오는 일에 휘둘리며 사는 삶.

오늘도 습관처럼 그렇게 흘러가는 날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.

 

‘너무 피곤해...’라는 말 한마디에 하루를 넘기기 쉬운 요즘.

그 속에 갇히지 않고, 조금 더 깨어있고 싶다.

 

말 많고 산만한 내가 아닌,

조용히 중심을 잡은 나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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